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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9 (화) 20:24
김도임
 
안녕하세요? 얼마 전부터 제 여동생이 이상한 증상을 보이고 있어
걱정스런 마음에 이렇게 문의 글을 남깁니다. 얼마 전이라고 썼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굉장히 오래 전부터 그래왔었던것 같네요.
동생은 올해로 26살이구요. 동생이 보이는 증상들을 적어볼게요.

일단 굉장히 심하게 한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한 곳에 붙어있지 못하고 계속 돌아다니구요.
의지가 굉장히 약해 간단한 일도 쉽게 포기하구요.
자기 방어와 합리화가 많이 심하고 남에게 싫은소리 듣는것을 극도로 두려워합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심리상태가 많이 불안정해서 같이 있는 사람까지 불안해지게
만든다고 하구요.
사람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혼자서 정한 암호? (흔히들 친근하게 부르는 별명과는
조금 다르다네요.) 같은것으로 부릅니다.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구요.
자기는 달나라에서 왔다고 말하고 다닙니다.
자의식 표출이 심합니다 (문어체로 말을 하거나 연극의 독백같은 혼자 읊조리는
말들을 자주 한다고 하네요.)
하는 말과 행동들이 마치 짜여진 각본에 의해 행동하는것처럼 어색해서 같이 있는
사람을 항상 불편해지게 만든다고 하네요.
이래서인지 대인관계도 너무 좋지가 않아요.

지금까지 적은 증상들은 제가 생각해서 적은것들이 아니라 너무 걱정이 되서
동생의 주변사람 여러명에게 물어본 후에 공통적으로 심하다고 말하는 증상들을
적어본것입니다. 다들 동생을 정신이 조금 이상한 사람쯤으로 취급하네요...
요즘에는 우울함을 호소하며 모든 일상생활을 거의 정지하다시피 하고 방에 틀어박혀
혼자 이상한 글들만 끄적이며 지내고 있습니다. 동생이 잠든 사이 부모님과 함께
동생이 써놓은 글들을 읽어보았는데 글을 보신 후 부모님의 걱정이 훨씬 심해지셨습니다.
물론 저도 그렇구요...
써놓은 글들을 한번 옮겨적어볼게요.


1.

분명 눈을 뜨고 있었다.

피할데 없는 그 꿈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두려.....

하지만 그것은 내 의식속에서 왜곡되고 또 왜곡되어,

도대체가 형체를 알아볼수 없는 요상한 모양의 꽃을 피워버린것이다.

그리고는 혼란.

혼란, 혼란, 혼란으로의 초대.

가치관과 가치관 두개의 가치관이 아니 세개의 가치관이 네개의 다섯개의 여섯개의 ..... 가치관들이 마구마구 뒤섞여, 뒤섞이고 뒤섞이고 또 뒤섞여 진짜는 어디있고 가짜는 또 어디있는지 나는 어디있고 또 너는 어디있는지 알수없는 세계로 풍덩.

풍덩, 풍덩, 풍덩.


2.

나는 그 광장에 혼자 서 있었어.

사람들은 모두 신이나서 춤을 췄지만 나는 춤추기가 싫어.

나는 그 광장에 그렇게 혼자 우두커니 서 있었어.

이방인.



짧은 시간동안 내게 옮겨진 당신의 향수냄새.

그 말들속에 숨겨진 흑과 백의 논리.

같은 패턴의 지겨운 게임.

so fuckin' special 은 대체 어디에?

확실한건 넌 아냐.

통하지 않았던 말만큼 꼭꼭 닫혀진 문.

아주 매우 좁은 방.



아아, 부유하는 의식.

이러다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가겠네


3.

내가 난지

네가 난지

내가 넌지

네가 넌지.



내가 만든건지

네가 만든건지.



어떤게 진짜고

어떤게 가짠지.





내가 진짜

내가 가짜

네가 진짜

네가 가짜.




이상이구요.. 하루 종일 이런 글만 써댑니다. 정말 걱정돼 죽겠습니다.
미략한 정보이기는 하지만 위에 적은 증상들로 미루어보아 어떠한 질환이 의심되는지
선생님의 소견이 궁금합니다. 당장 병원으로 데리고 가 진찰을 받게했으면 정말 좋겠는데,
동생이 신경정신과 병원에 가는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 거부하네요.
그래서 부모님과 의논을 해본 결과 이렇게 서면으로라도 동생의 증상을 적어 상담을
받아보고 의사선생님이 보시기에 동생의 상태에 문제가 있다 라고 판명이 나면 억지로라도
동생을 데리고 병원을 찾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별 문제가 없다 라고 하신다면 병원행은
잠시 보류하기로 했구요. 물론 환자를 직접 대면하고 진찰하시지도 않고 말씀하시기
어려우실거라 생각합니다만 저희 부모님의 뜻이 그러하셔서요 ㅠㅠ 간략하게나마
동생의 상태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릴게요.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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