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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팍한 심리에 시달립니다.
2006-04-22 (토) 02:28
최용희
 
전 겉으로 보면 별 문제 없어 보이는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꽤나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어서 스트레스를 상당히 많이 받고 있습니다.
외적으로는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나 상황이 없는데 말입니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치고 안이상한 사람 없겠지만 전 꽤나 이상한 심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무언가를 할려 하거나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면 즉각적으로 그것에
거부반응이 생겨나서 하기가 싫어지거나 행동자체가 싫어집니다.
반면에 무언가를 안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거나 무언가 하기가 싫어지면 그때부터
강박적으로 자꾸 하려고 합니다.

꼭 거짓말쟁이 크레타인 이야기 같아서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것 같지만 정말 이럽니다.

예를 들자면.... 저는 사정상 12시에 점심을 먹고 저녁 8시는 넘어야지 저녁을 먹습니다.
그래서 5시쯤 되면 굉장히 배가 고파 분식의 유혹을 많이 받습니다만 돈을 아끼기 위해 참습니다.
그런데 참으면 참을수록 더욱 간절히 먹고 싶어서 미칩니다.

원래 참을수록 더 하고 싶어지는게 인간 심리란것은 저도 잘 압니다만 제경우는 좀 심한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에 이 증상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한날은 점심을 커피한잔으로 떄운적 있습니다. 그래서 저녁 8시까지 버티기는
건강에도 안좋을것 같아서 이번에는 뭐 좀 사먹기로 했습니다만...

어떻게 된것인지 별로... 아니 전혀 배가 안고프더군요.  저같은 한창 기운이 넘칠떄의
남자라면 배가 고파 미칠것 같은게  보통입니다만....
그러면 안사먹으면 됩니다만... 이렇게 되면 억지로 사먹습니다. 배도 별로 안고픈데..

늘 이랬습니다. 마음속이 장난이라도 치는 것처럼 강한 반작용을 합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다른 분들의 고민에 비하면 좀 웃기게 보이나요? 제 스스로도 제가 참 웃깁니다.-_-;;

하지만 이런 괴팍한 심리가 제 인생과 젊음을 갈아 먹고 있는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우선 굉장히 유유부단합니다. 점심을 뭘로 먹을까 하는 사소한 것도 오래 고민하며 시간끌게 됩니다.
현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은 고사하고 간에 스스로가 뭘 원하는지 조차 헷갈리니깐 말이죠.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노는것조차 제대로 못합니다.
하기싫으면 아예 때려치우든가... 아님 마음딱잡고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어설프게 하는둥마는둥입니다.
뭘 해야 하겠다고 결심을 하면 그순간부터 싫어지기 시작하고... 일에 착수하기 시작하면 초심따윈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고 마지못해 억지로 해나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못내 마음에 걸려서 그만두지도 못합니다. 결국 그만두면 다시 좋아지면서 해야할것 같고...
다시 되지도 않는 짓을 비효율적으로 반복하고.... 매사가 이런식입니다. 특히 학업문제는 심각합니다.

되지도 않는 공부 억지로 해가며 어떻게 4년제 대학은 들어왔지만...
(참고로 수험생시절때 자신의 어리석음과 무력함을 처절할 정도로 깨닳았습니다. 지금까지 얼마나 바보같이 살았는지...)
대학와서 싫던 공부가 갑자기 좋아질 리는 없고...
공부처럼 자신이 좋던싫던 간에 해야할 일에 대해서 저는 최악의 집중력으로 임합니다.-_-
남들보다 몇배의 시간을 투자하면서 남들만큼도 따라가지 못하죠.

뭘 해도 찔끔찔금... 제대로 하는것도 없이 왜 언제나 이모양인지 나름대로 꽤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도대체 제 머리속의 사고회로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니깐 이런 패턴이 나오더군요.

뭐 패턴이라기에는 단순하기 짝이 없지만... 할일, 혹은 좋아하는 일이 생기게 되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반드시 해내라고 압력을 가합니다. 할일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일로 바뀌고 좋아하는 것도
마음속에서 억지로 좋아하라고 강요하는것 같아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제가 다른 강박증환자들처럼
홀린듯이 몰입하는게 아닙니다. 무의식의 한쪽 구석에서 강한 반발심이 생겨나서 하지 말라고도 강요를 합니다.

어릴적에 남들이 억지로 시키는 일은 정말 하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남들이 아니라 제 스스로가
저에게 억지로 시키게 됩니다. 그럼 참으로 난감한 상황에 빠져들게 됩니다.
해야되는데 미치도록 하기 싫고... 좋은데 미치도록 하기 싫고... 그리고 저혼자 우울해 집니다.

정말 심했을 때는 신이 저주라도 걸었나 하는 지경까지 생각이 뻣쳤습니다만 이 패턴을 이해하면서
조금은 안정되었죠. 그러나 근본적인 구조는 여전히 남아 있어 저에게 우울함을 줍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것 때문에 열정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봐도 소설을 읽어도 음악을 들어도 뭐 하나 빠지는게 없습니다. 이건 정말 멋진 작품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도 그 순간 진정으로 좋아지는게 아니라 마음속이 억지로 시켜서 그런것 같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수가 없습니다. 뭘 봐도 심드렁하고 아무리 걸작이라도 도저히 몰입할 수가 없습니다.
남들이 다 걸작이라 처주니깐... 좋든 싫든간에 억지로 보는 것이라는 느낌이 자꾸만 들어 감상에 방해되고
실제로 취미활동조차 억지로 하는듯 합니다..

현재 집중력 최악의 저입니다만 한때 엄청난 집중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감수성도 예민해서 쉽게 흥분하거나
슬픔에 빠졌고 별것 아닌 것도 몰입하였지만...

황혼의 노인도 아니면서 젊고 팔팔한 주제에 끓어오르는 열정이 사라지고 할일없는 사람 멍하게 TV보듯
무의미하게 조건반사적으로 행동하는것 같아 미치겠습니다.
가끔 구름사이로 잠깐 했빛이 비치듯 순간적으로 이런 압박이 사라지고 열정이 솟아 오릅니다만
잠이라도 자고 일어나면 또다시 불쾌감에 휩싸여 이룬것 하나 없는 무의미한 어제의 반복입니다.

쓸대없는 고민이라는것은 스스로가 잘 압니다. 고민할 시간에 행동하라는 충고에도 공감합니다.
그런데 게으름이 워낙 심한 탓도 있어서인지 도무지 행동하기가 싫어지고 행동을 뒷받침할 열정도
혼돈속에서 갈팡질팡하니.... 결국 또 어설프게 찔끔찔끔하다 이룬것 하나 없이 포기하게 되고...
다음번에도 또 그러고... 왜이렇게 오기가 없냐고 자책하다가 난 원래부터 그런놈이야 하고 우울에 빠지고...

이런 괴팍한 심리의 함정에 안빠져본 사람은 절대 모릅니다.

겉으로 보면 성적만 좀 낮다 뿐이지 멀쩡하게 밥 세끼먹고 문제없이 학교 잘다니는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본인은 미칩니다. 하루하루가 고뇌의 연속입니다. 게다가 저는 나름대로 포부가 큽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잘생겼다는 소리도 좀 듣고.... 어릴때 책을 많이 읽어 나름대로 기본교양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니 더 미치죠. 장애를 가진것도 아니고 충분히 크게될 가능성이 있고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해도 모자랄
판에 이따위로 시간을 썩히고 있으니깐 말이죠.
그렇다고 해서 잠시 마음을 놓고 노는것조차 제대로 안되니깐...

왜 이런지 스스로 인지하게 된것은 1~2년전쯤입니다만 돌이켜보면 인식만 못했을 뿐이지
그보다 좀더 오래전부터 이런 괴상한 딜레마가 시작되었던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고백하면 초중고 12년간의 학교생활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습니다.
학교라는 시스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였고 이래저래 괴롭히는 녀석도 많아 꽤 심한 스트레스속에 학교를 다녔습니다.
아마도 그때 쌓였던 무언가가 지금 이런 형태로 발현되고 있는 거겠죠.
(제 머리속 상태가 궁금해 심리학을 나름대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설프게.... 찔끔찔끔.... -_-;)



아무래도 이것과 연관되는것 같은데 몇가지 심리적 고민을 더 털어 놓을까 합니다.


1)
제가 입술을 자꾸 손톱으로 물어 뜻습니다. 그런데 이버릇은 무려 초등학교때 부터 시작되었고 중간에
잠깐잠깐 정상상태인 적은 있었습니다만 저의 입술은 거의 언제나 엉망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이를  이만큼이나 먹은 지금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더 심해진듯 하군요.
저는 그토록 중독성 강하다는 담배를 언제라도 끊을수 있도록 절재해서 피우고
(담배가 백해무익이라지만 적절한 순간에 사용하니 정서안정에 도움이 되더군요.)
미칠듯한 게임중독을 별다른 상담없이 혼자 이기는데 성공했고(몇년걸렸지만...-_-;)
손가락 물어뜻는 버릇까지 완전히 끝는데 성공했지만 이놈의 입술은 아주 돌아버리겠습니다.
오늘 참아낸다 하더로 내일 결국 망가지고 맙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술에 손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 이 버릇은 거의 의식의 영역 밖에 있는듯 합니다.
지금 제 정신건강상 제대로된 연애를 하기는 힘들겠지만 이런 입술을 가지고는.... 참...^^;;


2)
노래를 들으면 다음날에 하루종일 머릿속에 울립니다. 노래가 자꾸 머리에 울린건 따로 심리학적 용어까지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알고 있는데 저의 경우는 정도가 심한듯 합니다.
억제가 잘 안되고 시도때도 없이 울리는데... 나참...

3)
군대 스트레스가 심하군요. 제가 군대가기가 정말 싫어요.
그래도 어차피 갈꺼 그냥 맘 편하게 지내면 되는데...
뭘 하다가 갑자기 군대가게 되면 2년은 못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또 우울모드..-_-;


4)
다른사람 눈치를 지나치게 신경쓰고 있습니다.
버스에 타거나 강의실에 들어가면 자리를 어디 잡을까? 하는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만 무슨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무척 짜증이 납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정말 별것 아닌데... 내가 지나치다는 것을 잘압니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밖에만 나가면 있는눈치 없는눈치 다봐가며 다른사람을 의식합니다.
거기다 대화라도 할때면 분명 상대방은 별 의미없이 내뱇은 말이 분명한데도 나한테 실망했나? 따위의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이건 우울감 대신 불쾌와 짜증이 밀려오더군요. 의식은 분명 잘알고 있는데 무의식적으로 자꾸만 쓸대없이 신경쓰니 말이죠.
생각해 보면 이건 대인관계의 문제는 확실히 아닙니다.
지금의 저는 교우관계에 별다른 트러블이 없고 남들앞에서 발표도 그럭저럭 잘해내니깐요.

다만 제가 고등학교때 일부러 반쯤 아웃사이더로 지냈는데...
수천명이 각자 강의듣는 대학과는 달리 특정 수십명과 하루종일 부대끼는 고딩때의 아웃사이더생활은
대학아웃사이더보다 참 피곤합니다. 그때는 원만한 학업을 위해 가능한한 튀지 않게 눈치를 좀 많이 살펴줄 필요성이
있어서 일부러 그랬는데... 그때 배인 버릇을 대학와서 버리지 못하고 있는것 같네요.
대학에서는 개성을 팍팍 드러내놓고 다니려 하는데 이 피곤한 버릇이 영 제거가 안되니...
이 버릇이 발동될때마다 참 짜증이 납니다.


5)
요즘들어 자꾸 과거에 저지른 잘못이나 왜 그때 그렇게까지 밖에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이런 형태의 생각은 스트레스만 줄뿐 하등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알고 있으면서 자꾸 떠오릅니다.
이미 시간은 돌이킬수 없는데... 덕분에 우울한 기분 더욱 우울해집니다.



※잊을뻔 했는데 입학하고 얼마후 학교에서 무료로 하는 심리검사를 한번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성격검사에서 임상척도란게 압권이더군요.

우울경향80% 불안경향95% 편집경향 96% 내폐경향99% 신경경향 91%.....-_-;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기술척도도 꽤 화려하더군요.
사회성이 무려 3% 였습니다. -_-;

상담사분이 임상척도 올백나오는 사람도 있다면서 본인 스스로 그리 문제되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하셨습니다만
그래도 정신이 혼란할때 이런 검사결과를 받다니... 생각보다 제 정신건강이 더 안좋은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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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인 자기 경멸은 명상적인 우울을 위해 즐거운 축제를 베풀어 준다. -워즈워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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