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친구들은 <붉은 노을>이라는 노래를 빅뱅의 노래로 더 많이 알고 있겠지만, 저희 세대는 이문세 씨의 대표곡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제게는 이문세 씨의 그 노래가 추억의 한 장면으로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체육시간이 끝나고 교실에 들어섰을 때입니다. 옷을 갈아입고 다음 수업을 준비하려고 책상 안에 손을 넣는 순간, 저는 작은 테이프를 발견했습니다.

반짝이는 촌스러운 포장을 뜯고 나니, 이문세 씨의 붉은 노을 노래가 있는 5집 앨범이더라구요.

전 누구에게 선물을 받았다는게 순간 너무 부끄러워서 얼릉 책가방 안으로 테이프를 넣었습니다.

잘 숨긴다고 했는데, 옆에 있던 짝이 제 모습을 보고 말았지요.

야! 여기 OO 선물 받았다! 누구냐! 누가 고백한거래?!!!

저는 얼굴이 벌개져 친구의 입을 막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미 교실안에 여자애들이 제자리로 몰려오고 있었지요.

“야, 누가 준거야? 뭐 받은거야? “

전 친구들에 둘러쌓여 질문공세에 시달렸지만, 정작 저도 누가 이 테이프를 준건지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테이프만 있지 어떤 편지도 들어있지 않았지요.

그리고 몇 달이 지나도 그 선물의 주인공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여자애들이 너무 떠들썩하게 구는 바람에 남자애는 지레 질려 자신의 마음을 숨겼나 봅니다.

짝의 질투어린 떠벌림만 없었어도 노래선물의 주인공과 예쁜 추억 하나 만들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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