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그러더군요. '이번달 마지막주 토요일 회사 가족 야유회 날이야"
저는 작년에 갔던 야유회가 떠올렸습니다. 불현듯 가족 야유회에 빠지지 않는 순서라는 가족 장기자랑이 생각났지요?
"여보 올해 가족 장기자랑 상품은 뭐래? "
"뭐 매년 같은 거지 세탁기"
세탁기! 시집올때 샀던 세탁기가 자주 고장이 나더니 탈수도 제대로 되지 않아 속 상해있던 찰나에
세탁기 상품은 저의 눈을 번뜩이게 했지요.
그날부터 저는 남편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보! 우리 이번에는 꼭 가족 장기자랑 나가봐요"
평소 남들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남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군요.
하지만 기필코 세탁기를 받고 싶어, 남편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침대에 누워서도, 출근하는 남편 등 뒤로 계속해서 세탁기 세탁기라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결국 남편도 세탁기를 새로 사기는 아까웠던지 해보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때 당시 인기있던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를 선곡했지요.
통통한 뱃살이 나온 남편에게 정원관 역활을 맡기고, 저는 이상원, 우리 아들은 김태형 역활을 맡았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끼를 살려 남편과 아들을 열심히 연습시켰습니다.
그리고 야유회날 선글라스와 조끼를 입고 우리 가족은 정신없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다행히 사람들이 호응을 해줘서 무사히 무대를 마칠수 있었고, 가장 웃음을 많이 줬던 우리가족이 세탁기를 타게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