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지기 친구가 갑자기 결혼을 한다고 하니, 오랫동안 함께 솔로!가 최고야를 외쳐오던 저는 점점 초초해졌습니다.
작년까지 들어오던 소개팅 자리도 올해는 뚝 끊어졌지만, 저는 작년에 대부분의 소개팅을 스펙이 나쁘다는 이유로 거절했었기 때문에 갑자기 꼬리를 내리고 싶지 않았지요.
그래서 주위사람들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앓고만 있었습니다.
친구는 드레스 본다, 이쁜 그릇세트 산다 기분이 들떠있는데, 저는 옆에서 웃으면서도 웃는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팀 김대리가 갑자기 저녁에 잠깐 보자는 거예요.
평소같으면 거들떠도 보지 않을 김대리였지만, 워낙 궁한지라 저는 그 약속도 아쉬운 처지였습니다.
그런데 소심하게만 보이던 김대리가 막상 단둘이 있고보니 유머도 있고, 남자다운 면도 넘치는 사람이였습니다.
저는 그래도! 지금 제가 너무 급해서 그런 것이니 절대 넘어갈수 없다는 다짐을 하면서 번번히 그애 구애의 눈빛을 거절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토요일에 광릉수목원으로 드라이브를 가자고 했습니다.
수목원의 숲길을 함께 걷다가 갑자기 그가 mp3를 꺼내더니 이어폰을 꽂아주며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노래는 유리상자의 사랑해도될까요? 였지요.
지금 내 앞에 앉은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요
두근거리는 맘으로 그대에게 고백할께요
유리상장의 부드러운 음색과 수목원 가득한 나무들의 바람소리 때문인지 저는 그 노래에 그만 취해 그날 김대리의 고백을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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