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연인들은 상대방의 관심과 사랑을 지속적으로 얻기 위해서, 관계가 지루하지 않도록 긴장감을 얻기 위해서 소위 '밀고 당기기'를 한다.
나 역시 연애 시절 은근하게 밀고 당기기를 했었다. 바로 바로 전화를 받으면 너무 '있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바쁘지도 않으면서 한 번씩 전화를 안 받기도 하고 쉬는 날 데이트하고 싶은 마음이면서도 친구랑 영화보러 간다는 어설픈 거짓말을 해보기도 했다. 내가 보고 싶다며 안달이 나는 남편의 모습을 즐기면서.......
그러나, 지금 다시 밀고 당기기를 하라고 한다면.......? 귀찮아서라도 결코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얼마 전, 친구의 하소연이 이랬다. "그 남자 말이야, 나보고 좋아한다면서 전화를 며칠씩 안 받고 그래. 그래서 나도 화가 나서 전화를 안 받으면 막 화를 내면서 왜 그렇게 전화를 안 받냐고 그래."
정말 좋아한다면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밀고 당기기'를 하는 입장을 깊이 생각해 보면, 그 내면에 일종의 열등감이 작용한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저 사람이 날 좋아하긴 하는 것일까? 만약 내가 먼저 전화 안 한다면 저 사람이 전화를 하긴 할까? 내가 조금 튕겼을 때에 저 사람이 안달이 나면 날 좋아하는 것이겠지? 만나자 할 때마다 다 만나주고 그러면 저 사람이 날 너무 쉽게 볼 지도 몰라. 내가 더 저 사람을 좋아한다고 느끼면 어쩌지?' 뭐, 이런 식의 심리가 깔려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자신감이 꽉 차있다면, 서로 좋은 감정이 있으니까 만나는 것인데 굳이 상대방의 마음을 떠보고 밀고 당기면서 불안심리를 자극해서 안달이 나게 만들고 피차 피곤해지는 일은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뜨거운 열정은 식더라도 믿음과 친밀감이 깊어가는... 그런 사랑, 그런 연애를 한다면 참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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