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봄소풍 장기자랑 시간에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을 보는 순간

저는 첫눈에 그에게 반해버렸습니다.

7살에 학교를 들어가, 군대도 아직 안다녀온 채, 대학을 갓 졸업해 1학년들과 6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던

젊고 잘생긴 과학선생님은 전교생의 연인이었습니다.

학교 대표로 전국과학실험발표대회를 준비하던 저는 매일 방과 후 담당지도선생님과 함께 실험실에 남아 밤이 늦도록 실험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담당선생님께서 급한 일이 있어 조퇴를 하셨다며 그가 실험실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가슴이 너무 뛰어 그를 똑바로 쳐다볼 수 조차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이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담당지도선생님으로 바뀌었습니다. 과학실에서 늦게까지 실험을 하고 도보로 30분 정도 걸리는 집 앞까지 항상 바래다주면서 참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를 한 달, 대회에 참가하는 날을 마지막으로 우리의 데이트는 끝이 났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그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 중에서도 그가 무대 위에서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을 열창하던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