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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보면 참 여러가지 일들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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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2011-06-26 (일) 00:58
엠땡둘
추천 0   조회 136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이어폰을 꽂고 있어서 저는 조금 늦게 버스 안의 공기가 심상치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30대 이상으로 보이는 두 남자가 뒤엉키며 주먹질 하고 있었습니다.

 

엉거주춤 일어섰지만 저는 두려움 때문에 굳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때 옆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말리지 않고 뭐 하는 거야?”

 

그것이 신호였습니다.

 

허겁지겁 다가가 두 남자를 말렸습니다.

 

제발 이러지 마세요~ 그만두세요~ 말로 하세요~ 계집애처럼 매달리며 앵앵.., 전 계집애 맞군요.

 

하여간 말리는 것에 역부족을 느낄 때쯤, 청년이 두 사람 사이를 강하게 비집고 들어가 말렸습니다.


 

저는 자꾸 상대에게 주먹을 날리려는 아저씨의 주먹을 붙잡고 늘어질 뿐이었죠.

 

아저씨의 주먹은 평소라면 기분 좋다고 생각할 만큼 따뜻했는데, 덕분에 저는 제 손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정도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버스가 붉은 신호에 붙잡혀 있었기 때문에 버스기사 아저씨도 동원할 수 있었어요. 어찌어찌, 두 사람이 버스에서 내려서, 두 사람끼리 해결 보는 것으로 상황이 빠르게 변했습니다. 두 아저씨는 조금 진정된 듯싶었지만 서로에게 욕을 간간히 날리며 버스 밖으로 내렸습니다.

 

비가 내리는 어두운 차창 너머로 두 사람이 어깨를 밀치며 말싸움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는 경찰에게 신고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다가 풀썩 제 자리에 앉았습니다.

 

차가 출발하고, 떨리는 손을 맞잡고, 그리고 눈물이 예고도 없이 흘렀습니다.

 

저는 뇌에 박힌 여러 나쁜 기억들 덕분에 폭력에 취약합니다.

 

맞거나 때리는 것 보단 그런 일이 일어나면 말리는 게 제 일이었죠. 마치 버스 안에서 일어난 일처럼 말입니다. 말릴 때마다 느끼는 무력감이 역시나 또다시 저를 덮쳤습니다.

 

질질 짜는 게 너무 한심해서, 감정을 옆으로 치우고 내가 왜 이렇게 우는가, 나는 왜 손이 떨리는가, 버스 안에서 다 같이 이 싸움을 봤건만 어떤 여자는 짜증나는 표정을 짓고 어떤 여자는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돌리고 있고 어떤 아저씨는 인생 살면서 이런 광경이 놀랄 게 있냐는 느긋한 자세로 모자를 고쳐쓰고, 버스 아저씨는 자신이 운전하는 버스에서 하필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짜증나고 귀찮다는 얼굴로 말하고 어떤 청년은 담대하게 말리고... 그런 것들만 생각하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참담, 비참, 무력감 그런 것들이 끓는 주전자 뚜껑처럼 자꾸만 들썩였습니다.

 

아저씨의 손을 붙잡았을 때 느꼈던 따뜻함이 서글픕니다. 청년이 나서지 않았다면 제 힘만으로는 사태가 진정되지 않았을 거란 생각에 무력감을 느낍니다. 폭력에서 달아나는 것에 급급해, 두 아저씨가 차창 밖으로 멀어지는 것을 지켜만 본 것에 미안함을 느낍니다. 상황이 악화되지 않은 채 서로 집에 잘 들어가셨으면 좋겠네요..

 

그러나 다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찌해야 할까요? 이럴 땐 어떤 행동이 현명한 걸까요. 그런 생각이 끊이질 않습니다.

따라 내렸어야 했을까요? 신고를 했어야 했을까요? 우습지만, 가위바위보라도 하게 해서 한 분만 내리게 했어야 했을까요? 진정시키고 멀찍이 떨어진 자리로 앉게 하거나? 그런데 어떻게 진정시키지요? 아니면 뭔가 해야 될 책임이 있고 해야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되는 걸까요?

그런 상황에서, 슈퍼맨이 아니라 평범한 소시민이 할 수 있는 현명한 대처는 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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