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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과제
2011-08-12 (금) 10:25
먼지속의나비
추천 0   조회 279
100%를 원한다거나,
높은 기준과 잣대로 왠만한 마음은 사랑으로도, 우정으로도 와닿지가 않는다거나(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으론 와닿지 않는),
웃고 있든 화를 내고 있든 울고 있든 겉모습이 아닌 이면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거나,
그런... 제 편협하거나 극단적인 사고의 근원을 생각해 봤는데요.
 
아무래도 어릴 때 있었던 사건이 트라우마가 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11세 때쯤, 외삼촌 댁에 가려고 동생과 9시쯤 지하철역으로 갔었는데
동생이 잠시 화장실에 가겠다고 했고 저는 밖에서 기다렸어요.
근데 남자 화장실에서 인신매매단으로 추정되는 남자 어른과 함께 동생이 나오더군요.
동생 얼굴은 겁에 질려 있었고, 전 사태파악을 했습니다.
남자 어른이 동생 손목을 잡고 있더군요.
그 상황에서 남자 어른을 때려눕히고 동생과 함께 도망칠 수는 없다고 판단.
내가 걔 누나인데 화장실에 다녀올테니 기다려달라고 말하곤 화장실에 들어갔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천천히 손을 씻고 이런저런 해결방법을 생각하다가 밖으로 나왔는데, 다행히도 남자 어른과 동생은 서로 조금 떨어져 있었고 손목을 놓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동생 손을 꼭 잡고는 손으로 꾹. 꾹. 꾹 세 번 신호를 준 뒤 도망을 쳤는데요.
지하철을 타고 빨리 도망가려고 역으로 내려갔으나 지하철은 오지 않았고, 건너편 계단에서 그 남자가 내려오는 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매표소에서 지하철표를 파는 분께 도움을 청했지만, 술에 취한 거니까 그냥 집에나 가라면서 저의 도움을 무시했습니다.
그때 곁에서 듣고 있던 시민 1, 2가 도와 주겠다고 했고, 동생을 데리고 가려던 그 남자 어른은 갑자기 술에 취한 척 비틀거리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나갈 때 저를 노려 봤고, 술에 취한 척하는 그 남자의 모습을 보고 매표소의 직원은 그것 보라고, 술에 취한 사람이라면서 별일 아니라는 듯이 말했어요.
 
동생은 시민 1, 2가 도와 주신다는 말에 100% 안심한 상태였으나, 저는 그 사람들도 믿을 수가 없었어요.
같은 패거리일 수도 있고, 이 사람들도 안 좋은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요.
지하철에 타서도 신경을 온통 곤두세운 채 주위를 둘러봤는데, 옆 칸에 아까 동생을 잡아가려던 남자 어른이 입고 있던 것과 똑같은 초록색 잠바를 입은 사람이 저와 동생을 내내 노려보더군요. 아마도 같은 패거리였던 듯합니다.
 
다행히 도와준 시민 1, 2는 좋은 사람들이었고, 그래서 별탈없이 외삼촌 댁으로 갈 수 있었지만.
 
 
 
 
 
문제는 이 일이 저에게 입힌 내상이 생각 외로 너무 컸던 듯해요.
 
첫째로, 도움을 청했을 때 매표소 직원이 저를 무시했던 일로 인하여 저는 도움을 청하는 일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고, 혼자서 알아서 처리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했던 듯합니다.
둘째로, 동생을 잡아가려던 사람이 남자 어른이었고, 제 말을 무시했던 매표소 직원도 남자여서, 남자를 잘 믿지 않는 경향이 생긴 것도 같아요.
셋째로, 시민 1, 2의 호의조차도 그 저면에 깔린 의미를 파악하려고 애썼듯, 이후의 삶에서도 누가 친절을 베풀든, 내게 해악을 입히든 그 저면에 깔린 진짜 의미를 보려고 애쓰는 경향이 생겼구요.
 
 
 
 
어떻게 보면 잡혀갈 뻔하다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그냥 아무 일도 없이 잘 살 수도 있었을텐데...
 
저는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풀로 가동한데다가(어렸을 때 동생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일이 있었던 터라 그 강박관념은 더 심했던 듯합니다), 도와 달라고 해도 도와 주지 않았고, 인신매매단인 그 남자가 술에 취한 척 연기를 했던 것도 사람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에 일조를 했던 것 같아요.
 
 
 
이 일이 트라우마가 되어 의심이 많아지고, 저변에 깔린 의미를 찾고, 남자를 잘 믿지 않고, 마음을 쉽게 주지 않는 경향이 생겼다는 걸 사실을 얼마 전에 알게 됐는데... 말을 하다가 그 일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아는 동생의 말에 알게 됐어요. 우연히.
 
사람을 잘 믿지 못하니까 믿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나름대로의 기준과 잣대가 생기고, 그 잣대가 일련의 다른 일들과 맞물려 더욱 높아지고 견고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식으로 그때의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하고,
편협하고 극단적인 부분을 고쳐나가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일단 근원인 사건을 알게 되었으니... 조금씩 달라지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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