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컴퓨터를 켜고 가장 먼저 본 뉴스는 "신창원 자살 기도"라는 기사였습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신창원씨가 오랜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지요.
그런데 깜짝 놀란 것은 어느 네티즌의 글이었습니다.
"그런 범죄자는 죽어 마땅한데 차라리 죽어버리지"라는 글이었습니다.
그냥...신창원씨와 똑같은 한 사람으로서 맘이 안타깝습니다.
신창원씨에 대한 기사를 읽다가 잊혀지지 않는 기사가 있습니다..
[신창원 907일의 고백]이라는 책에서의한 대목이었습니다.
-죄수 신창원이 말했다.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하고 머리 한 번만 쓸어주었으면 여기까지 안 왔을거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이 XX야, 돈 안 가져 왔는데 뭣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하고 소리쳤는데 그때부터 마음 속에 악마가 생겼다."
이 책은 신창원씨의 변호사였던 분이 쓴 책입니다.
...
신창원씨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잘 했다는 것은 결코 아니고,
그를 미화시키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회를 어지럽히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정당화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신창원씨가 범죄자가 되기까지의...
그 시간이 너무나 속상합니다.
물론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이 모두 신창원씨처럼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신창원씨가 했던 '너 착한 놈이다'하고 머리 한 번만 쓸어주었으면 여기까지 안 왔을거다.'는 말에서
신창원씨가 얼마나 정에 굶주렸고, 작은 공감과 애정도 받지 못했음을 느꼈고
유년시절 부터 타인으로부터 '너는 나쁜 사람이야'라는 느낌들을 오랜 시간 경험하면서,
그 느낌들을 자기 내면에 간직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자기 자신이 제어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자신을 '악마'로 내몰아가며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 생겨버리고 말았다고 생각합니다.
늘 모범생으로 살아온 사람, 평탄한 환경에서 평탄하게 자라온 사람, 남에게 단 한번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살아온 사람들은 신창원씨 같은 범죄자를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기 싫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기 때문에 저마다의 크고 작은 내면의 상처나 부정적인 감정들이 있고, 그로 인해 생활 속에서 때때로 갈등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신체적 굶주림과 정신적 굶주림에 시달려왔던
한 가엾고 애처로운 어린 아이를 떠올려 본다면,
그의 죄는 벌해야겠지만,
가혹한 말과 지독한 멸시는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 이상 신창원씨처럼 세상을 증오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 곳곳에는 정신적,육체적으로 학대 받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 중산층 아이들이 과외다 사교육이다 힘들다고 불평하는 반면,
방학이면 급식을 받지 못해 굶으면서 여기저기를 배회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아이들이 불가피하게 가정에서 제대로 보살핌 받지 못한다면,
최소한 아이들이 학교나 사회에서조차 멸시의 눈빛을 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더 큰 사랑과 관심을 주어서,
그들의 굶주림을 채워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아이들은 자라서 세상을 밝게 바라보며, 자신과 같이 어려운 이들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멋진 어른이 될 것입니다. 분명히!
유년시절이 한 사람의 일생을 좌우한다는 것을...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말이 생각납니다.
참... 마음이 아려옵니다.
"민트" 회원분들은 공감해 주시리라 생각하며...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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