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아이디·비번찾기 즐겨찾기추가
인포방
심리전문가
블로거스페셜
나도블로거
새내기블로거
 
 
블로그스페셜 홈>인포방>블로그스페셜
 
블로거스페셜 방   
 
MINT와 함께하는 파워블로거 글들이 보여지는 곳입니다.
각 분야별로 활동하시는 전문가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필자 프로필
강혜은
PHONE > 
E-mail > calcalcal79@daum.net
언제까지나 함께 해주시기를...
2011-10-11 (화) 22:04
추천 0   조회 102
전문가이름
강혜은
주제
갈등과화해

이유식에 소량으로 간을 하고 음식의 그대로의 맛을 아이에게 느끼게 해주려고 하면, 어른이 먹기에도 짠 미역국에 밥을 말아 아이에게 먹이시는 어머니.

 

책에 나온 대로 계량스푼으로 되도록 정확한 양을 맞추어 넣으려고 하면,

눈대중으로 대충 하시는 어머니.

 

환경호르몬이 나올까봐 1분 안에 재빨리 아이 물건을 소독하려고 하면,

“야, 나는 그냥 막 키워도 너희들 다 안 아프고 잘만 키웠어!” 하시며 받아치시곤 하시던 어머니.

 

그렇게 어머니는 우리 네 자매들을 키우던 옛날 그 방식을 자꾸 말씀하셨지만, 나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아 어머니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시면

“엄마, 힘든데 쉬어. 그냥 내가 할게.” 하며 내가 재빨리 해치우곤 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어머니도 아옹다옹하는 것이 싫으셨는지 점차 아이 보는 일을 나에게 맡기시고 멀찍이 물러나 계셨다.

 

그런데 어느 날엔가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라고 하더니, 아픈 데 생기면 자식들 고생이나 시키고 너무 오래 안 살고 적당히 살고 세상 떠나야지.” 라고 반 농담 반 진담으로 말씀하시는 거였다.

“엄마는 참 주책”이라며 핀잔을 주었지만,

‘나도 자식을 낳아서 키우면서 어찌 이리도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까?’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언젠가 TV에서 노인복지와 관련된 프로그램에서 노인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가사 노동 등 적절한 역할을 부여해서 노인들이 자긍심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났다.

우리 어머니는 언제까지나 그냥 나의 어머니이신 줄로만 알았는데,

어머니도 노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나는 왜 몰랐을까?

 

나 역시 어머니 덕분에 잘 자라고 어른이 되어 한 가정을 꾸려가게 되었다는 것은 망각한 채, 어머니는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 생각만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다니 잘못 되어도 너무나 잘못 된 생각이었다.

 

만약 내가 나의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아들이 이담에 자라서 나를 구닥다리라며 괄시한다면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생각해 보니 내가 어머니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했을지 너무나 슬퍼 눈물이 났다.

생각해 보니 나는 늘 이론에 맞게 정확한 수치를 맞추려고 했었지만,

어머니께서 눈대중으로 하신 일로 인해 일을 그르치게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이유식은 몇 시간에 한 번씩 먹여야 하고 잠은 몇 시에 재우는 식으로 융통성 없게 아이를 키우니 스트레스만 받았었다.

 

“우와, 엄마는 어떻게 그걸 안보고도 척척 잘해?

나는 엄마 따라가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니까!”

하며 칭찬을 듬뿍 해드리면 어머니는 어깨가 으쓱해지셔서 씩 웃으시는 그 모습이 마치 어린 아이처럼 귀여워 보였다.

 

고교시절에 <가정>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다가 어린 손자 손녀와 조부모는 서로 연약한 존재라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관계라고 하셨던 기억이 나는데 그 말씀이 정말 맞았다.

요즘 어머니는 내가 동화책을 읽어줄 때보다도 할머니가 팔베개하고 들려주시는 옛날이야기를 아이가 더 좋아하다보니

“이제는 이야기가 다 떨어져서 내가 이야기책이라도 한권 사야지 도저히 안 되겠다.”며 엄살 섞인 하소연을 하신다.

 

아이가 이따금씩 나에게 야단이라도 맞아 찔끔찔끔 눈물이라도 흘리노라면 “우리 강아지를 누가 그랬어!”하시며 아이를 안아주시면

나를 가리키며 할머니에게 일러주는 아이 모습을 볼 때에는,

아이의 버릇이 나빠질까 걱정되기 보다는

아이가 먼 훗날 할머니에게 받은 사랑으로 마음이 온화하게 자랄 것 같은 행복한 예감이 든다.

 

아이가 커갈수록 어머니가 참 대단해 보이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어머니의 그 많은 경험들이 지혜가 되어 매순간마다 발휘되는 것이 참 신비하다.

아이에게 대가 없는 온정을 베풀어 주는 할머니가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여전히 ‘이건 내 방식이 더 낫다’며 이따금씩 시시비비를 가리는 상황이 생기곤 하지만, 어머니와 나는 서로 알고 있다.

우리는 서로 조금 다를 뿐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머니가 언제나 지금 이 자리에 오래도록 함께 해 주시기를

마음 속 깊이 간절히 기도한다.

어머니, 사랑해요!
글,그림등 사이트 내의 모든 컨텐츠는 퍼 가실 경우 사전에 저작자와 협의하세요

0
3500
"생각이 다르다고 틀린것은 아닐 것입니다.' -광수생각-
최신글 인기글 추천글
브랜드소개 공지사항 FAQ 고객상담 업무관리 Admin Contents PL리스트 DATAB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