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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경쟁시장의 불평등
2011-06-17 (금) 15:18
추천 0   조회 854
전문가이름
한성안
분류키워드
불평등

진보적 경제학 중 특히 케인스경제학은

분배문제를 핵심적인 연구주제로 설정한다.

그들에게 있어 불평등은 보편적 가치와 위배된다.


 

그리고 시장은 불평등문제를 치유하지 못할 뿐 아니라 악화시킨다.

불평등은 갈등을 유발할 뿐 아니라 인간과 사회를 타락시킨다.


 


그리고, 보수 우파들이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뻔뻔스럽게 주장하는 것처럼

불평등은 결코 어떤 "고상하고 합리적인 경제법칙"에 의해 발생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약탈과 폭력, 공갈, 사기 등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억지"에 의해 등장한 것이다.


 


<인간불평등기원론>(1753)에서 장 자크 루소는

당시 절대주의체제의 엄청난 불평등의 기원을 나름대로 서술하였다.


 


그는 원래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 났으나

토지에 대한 사적 소유제도가 생겨나면서

부자와 빈자 사이의 경제적 불평등이 생겨나고,

주인과 노예라는 부자유한 지배관계가 만들어졌다고 보았다.


 

그리고 부자들은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국가와 법령을 만들어 불평등과 지배관계를 영구화하였다고 설파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불평등과 지배관계를 유발한 "토지사유제"야말로

얼토당토도 않는 방식 위에 형성되었다고 보았다.


 


아무 주인 없는 토지에 제 멋대로 울타리를 두르고

혼자서 "이건 내 것"이라고 선언한 후

타인의 출입과 경작을 차단해 버린 것이다.

실로 도적놈들이다.


 


그 후 그들은 욕심도 없고 어수룩해

감히 그런 해괴한 짓을 못하던 착한 사람들을

자기(?) 땅에 불러 들여 경작케 한 후

착취하기 시작하였다.


 

자기 땅이 없으니 이 사람들은

남의 땅에 들어와 일하지 않곤 먹고 살 수가 없었다.

죽도록 일해도 부자는 될 수 없고

오로지 도적놈들의 재산만 불려 줄 뿐이다.


 


이제 부자로 되니 자신의 부를 "성역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자수성가 신화가 동원되고

"눈물 젖은 빵"과 풀빵장사 얘기도 한다.

오로지 자신의 피나는 노력때문이라는 것이다.


 


내가 항상 비판하는 "신고전학파경제학"은

이런 사기와 착취를 정당화해 주기에 바쁘다.

그들의 경제학교과서를 보고 있노라면

그 정성이 갸륵하다 못해 눈물겹다.


 


이른바 미시경제학에서 유명한 "오일러의 정리"(Euler'sTheorem)는

그러한 열망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이웃님들에겐 약간 생소하실 것이다)


이 정리에 따르면,

완전경쟁시장에서 한 나라의 총생산물은

노동자의 노력(노동자의 한계생산력)과 자본가의 노력(자본의 한계생산력)에 따라

공정하게 분배된다는 것이다.


 


완전경쟁시장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경쟁시장이라면 무엇보다도 시장 행위자들의 "소득 규모가 같아야 한다".

두 사람이 같은 소득으로 출발한다면

경쟁의 결과는 적어도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소득의 규모가 엄청나게 다르면

게임의 결과는 결코 공정해 질 수 없게 된다.


 


누적된 부는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 등

다양한 "외부경제"(external economy)를 생산한다.

별다른 노력없이도 많은 이익들이 덩굴 채 굴러 들어오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은 그런 외부효과를 누릴 수 없다.


경쟁의 과정에는 반드시 이런 "경제적 법칙"만 작용하지 않는다.

선조와 부모가 형성해 놓은 "사회적 관계"와 "문화적 자본"은

경제적 법칙보다 더 큰 축적효과를 낳는다.


 


러닝 한벌과 팬티 한 장만 걸치고 맨주먹으로 출발한 사람은

이 거대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자본력"을 도저히 이겨낼 수 없다.


그래서 이런 "불완전경쟁시장"에서 부자는 자꾸 부자되고

없는 놈은 자꾸 가난해지는 것이다.


 


이런 "불완전경쟁시장" 만으로도 무기력해 지는데

아예 대놓고 저지르는 꼼수들은 우리를 절망케 한다.


내 학생들은 350만원 등록금이 없어 죽어라고 알바전선에서 뛰고 있는데

재벌 자식들은 땅짚고 헤엄치듯이 돈을 긁어 모으고 있다.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일감을 몰아 줌으로써 손 하나 까딱안하고 가만히 앉아

수십억원의 돈을 날름 집어 삼키는 것이다.


그들의 하룻밤 술값도 안 되는 300만원 벌려고

한 학기를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나의 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세상이 원망스럽다.


 


장 자크 루소가 다시 살아 오면

18세기 유럽의 절대왕정에 결코 뒤지지 않는

한국의 "근대" 자본주의 사회에 혀를 내두를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신고전학파 주류경제학자들은

재벌자녀들의 높은 배당금을 그들의 노력과 기여때문이며

내 학생들이 6개월간 뼈빠지게 일해 받은 300만원을

그들의 나태함때문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오일러 정리"라는 해괴한 논리를 동원함으로써 말이다.


 


아무리 그들의 장학금이 좋고 떡고물이 맛있다하더라도

그런 말을 해서 되겠는가?

그건 열심히 사는 아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다.

그건 학문도 아니며 미친 짓일 뿐이다.


 


한성안(영산대 교수)


 


 


 


 

재벌가 비상장사 존재이유는 ‘부의 대물림’

13면| 기사입력 2011-04-04 21:05 | 최종수정 2011-04-05 09:55

 

[한겨레] 총수 자녀 등 대주주 20곳


매출 46% ‘계열사 거래’
일감 몰아줘 수익 극대화

현금배당·상장 ‘대박’ 구조

“정부 과세의지 중요” 지적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비상장 계열사들로부터 50억원 가량의 현금배당을 받았다.

삼성에스디에스(15억원), 삼성에버랜드(31억원), 서울이동통신(5억원) 등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들이 지난해 뛰어난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역시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엠코로부터 현금배당으로 125억원을 챙겼다. 주주로서 자신이 투자한 회사 수익을 배분받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과 재벌닷컴 자료를 보면, 자산순위 30대 그룹 총수 자녀 등이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 20곳의 지난해 총 매출액 7조4229억원 가운데 내부매출(계열사와 거래) 비중은 3조4249억원(46.1%)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거둔 셈이다.


 


이는 조사 대상이 된 그룹 전체 계열사들의 평균 내부거래 비율(28.2%)을 훨씬 웃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계열사 간에 실적이나 거래물량을 대거 밀어준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재벌들이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비상장사를 이용하는 것은 오래된 수법이다.


일단 총수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다. 급증한 회사 수익은 현금배당을 통해 총수 일가의 호주머니로 고스란히 다시 들어간다. 기업가치가 커지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자녀들이 ‘대박’을 터뜨리고, 그 돈으로 다시 계열사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 승계에 이용하기도 한다.


 


그룹 내 통합시스템을 구축·관리하는 정보기술(IT)서비스 회사(서울정보통신, 현대유엔아이, 한화에스앤씨)나 건물 관리·임대 회사(영풍개발), 공장 건설회사(현대엠코, 에스티엑스건설) 등이 손쉽게 이런 수법에 동원된다.


 

이런 관행은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삼성에버랜드와 계열사 사이의 매출 거래는 지난 2009년 7276억원에서 지난해엔 9091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엠코의 현대자동차 계열사 매출 비중은 지난해 57.3%로, 2006년(98.9%)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절반이 넘는다. 장현진 영풍그룹 회장의 자녀가 지분 33.3%를 보유중인 영풍개발은 지난해 매출액(132억원) 가운데 계열사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8.1%(130억원)나 됐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딸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식음료업체인 롯데후레쉬델리카도 지난해 계열사 매출비중이 97.5%(569억원)에 달했다. 허창수 지에스(GS)그룹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지에스아이티엠은 80.8%, 강덕수 에스티엑스(STX)그룹 회장의 두 딸이 대주주로 있는 에스티엑스건설은 75.6%(2009년 기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딸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유엔아이는 63.6%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기록했다. 재벌닷컴이 조사한 비상장사 20곳의 지난해 매출액이 지난 2005년보다 평균 3.27배 급증할 정도로, 이들 회사는 ‘일감 몰아주기’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이같은 재벌들의 악습에 칼을 빼어들 태세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지난달 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변칙 증여하는 관행에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상속·증여세법 개정을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일감 몰아주기’는 2007년 개정된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하며, 지난달 개정된 상법에서도 총수 자녀 등에게 유망한 사업기회를 넘겨줘 회사 이익을 침해하는 식의 ‘회사 기회유용’을 금지하고 있다.


 


채이배 경제개혁연대 회계사는 “제도보다 더 중요한 건 국세청과 공정위의 적극적인 처벌·과세 의지”라며 “일감 몰아주기 뿐 아니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처럼 자녀 개인회사에 지분을 증여해 세금을 피해가는 또 다른 편법 증여 행위에 대한 단속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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